당신의 공간에는 왜 ‘달마도’가 필요한가

혹시 중요한 일을 앞두고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하신가요? 혹은 우리 가족과 사업을 지켜줄 강력한 기운을 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셨나요? 수백 년간 한국인들이 집과 사무실에 달마의 강렬한 눈빛을 걸어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달마대사가 중국에 도착했다고 전해지는 520년대 이후, 그의 행적에 관한 최초의 문헌 기록이 547년경 저술된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에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이 지금 우리가 아는 독특한 도상으로 정립되어 그림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중국 송(宋)나라 시대(960-1279)부터로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 단순한 그림을 넘어, 하나의 상징이 된 달마도. 그 깊이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달마, 그는 누구인가?

달마(Bodhidharma)는 5세기경 중국에 선(禪) 사상을 전파한 인도의 승려입니다. 남인도 한 왕국의 셋째 왕자로 태어나 왕위를 계승하는 대신 불문에 귀의한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선종(禪宗)의 초대 조사가 되었습니다.

『낙양가람기』는 그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즈음 서역에서 온 보리달마라는 사문이 있다. 페르시아 태생의 호인(胡人)이다. 탑의 금반이 햇빛을 받아 빛나고… 그는 성가를 읊조려 찬탄하고 분명히 신의 조화라고 칭송했다.”

이처럼 한 명의 특별한 인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시대를 거치며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마침내 ‘달마도’라는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 피어났습니다.

왜 우리는 달마의 눈빛을 필요로 하는가?

달마도는 그려진 장면에 따라 갈대를 타고 강을 건너는 노엽달마도(蘆葉達磨圖), 9년간 벽을 보고 수행하는 달마벽관도(達磨壁觀圖), 팔을 잘라 가르침을 구하는 제자를 그린 혜가단비도(慧可斷臂圖) 등으로 나뉩니다. 이 모든 그림이 공통으로 담고 있는 핵심 가치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1. 수호(守護) : 공간을 지키는 강력한 힘

예로부터 달마의 부릅뜬 눈과 범상치 않은 기운은 집안으로 들어오는 액운과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고 믿었습니다. 단순한 그림을 넘어, 소중한 가족과 사업체를 지키는 든든한 정신적 수호신이 되어줄 것입니다.

2. 성취(成就) : 흔들리지 않는 불굴의 정신

수행 중 쏟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눈꺼풀을 잘라냈다는 전설은, 목표를 향한 그의 치열함을 상징합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사업가, 혹은 깊은 집중이 필요한 전문가의 공간에 달마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의 눈빛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집중력과 인내’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3. 품격(品格) : 공간의 격을 높이는 예술 작품

조선의 위대한 화가 연담 김명국(金明國)의 <달마도>는 거칠고 힘찬 필선만으로 인물의 내면세계를 완벽하게 표현한 걸작입니다. 잘 그려진 달마도는 공간을 압도하는 에너지를 선사함과 동시에, 그곳 주인의 높은 안목을 보여주는 최고의 예술 작품입니다.